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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유한계급론 4편] 금전적 경쟁: 왜 연봉이 올라도 우리는 여전히 불행한가?

지혜의 여운 2026. 1. 31. 16:01

[유한계급론 4편] 금전적 경쟁: 왜 연봉이 올라도 우리는 여전히 불행한가?

안녕하세요. 직장인 투자자 여운입니다.

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미스터리가 있습니다. "입사 때는 연봉 3천만 원만 받아도 소원이 없겠다 싶었는데, 5천이 되고 8천이 되어도 왜 삶은 여전히 팍팍할까?"

 

심지어 옆 자리 동기가 나보다 고과를 잘 받아서 연봉이 100만 원이라도 더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, 나의 8천만 원은 갑자기 초라한 푼돈처럼 느껴집니다.

 

베블런은 이 기가 막힌 인간의 심리를 **'금전적 경쟁(Pecuniary Emulation)'**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. 오늘은 우리가 빠져있는 이 '비교의 지옥'을 해부해 봅니다.

 

1. 절대적 빈곤이 아니라, 상대적 박탈감이다

베블런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욕망은 **'무한하다'**고 말합니다. 그 이유는 욕망의 기준이 '생존'이 아니라 **'타인과의 비교'**에 있기 때문입니다.

"부는 명예의 척도다. 사람들은 남들보다 더 많은 부를 소유함으로써 자신이 우월하다는 것을 확인받고 싶어 한다."

 

즉, 내가 벤츠를 탔을 때 기분이 좋은 건 벤츠의 성능 때문이기도 하지만, 내 친구가 쏘나타를 타고 있기 때문입니다. 만약 전 국민이 벤츠를 타는 세상이 온다면, 벤츠는 더 이상 기쁨을 주지 못합니다. 그때부터는 람보르기니를 타야만 기쁩니다.

 

이것이 바로 **'차별적 비교(Invidious Comparison)'**입니다. 나의 행복은 내 통장 잔고의 절대 액수가 아니라, 남들보다 '얼마나 더 가졌느냐'에 따라 결정됩니다. 그래서 우리의 갈증은 영원히 채워질 수 없습니다.

 

2. 예의바른 생활의 기준 (Standard of Decency)

"남들 하는 만큼은 하고 살아야지."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가장 무서운 말입니다. 베블런은 이를 **'예의바른 생활의 기준'**이라고 불렀습니다.

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최소한의 소비 수준이 있습니다.

  • 30대라면 차는 이 정도급 타야 하고,
  • 결혼할 때 예물은 이 정도 해야 하고,
  • 아이 유모차는 이 브랜드여야 하고.

문제는 이 '기준'이 사회 전체의 부가 증가함에 따라 계속 상향 조정된다는 것입니다. 소득이 늘어나면 저축을 하는 게 아니라, 이 높아진 기준을 맞추기 위해 소비를 늘립니다.

 

결국 우리는 '소비의 쳇바퀴(Hedonic Treadmill)' 위를 달리는 햄스터와 같습니다. 더 빨리 달릴수록(돈을 더 벌수록), 쳇바퀴도 더 빨리 돌아갑니다.

 

3. 멈출 수 없는 욕망의 기관차

베블런은 이 경쟁에 끝이 없다고 단언합니다. "어떤 시점에 도달하든, 사람들은 현재의 재산 상태에 만성적인 불만족을 느낀다."

상류층은 더 상류층과 비교하며 괴로워하고, 중산층은 상류층을 따라잡지 못해 괴로워합니다. 빈곤층조차도 최소한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 무리해서 스마트폰을 사고 메이커 패딩을 입습니다.

 

이 경쟁에서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역설적으로 '경쟁에 참여하지 않는 것' 뿐입니다.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, 특히 한국처럼 남의 시선이 촘촘한 사회에서 이 대열을 이탈하기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합니다.

 

[Yeoun's Insight] 투자자에게 주는 교훈: 포모(FOMO)를 이기는 법

투자 시장에서도 이 심리는 똑같이 적용됩니다. "내 친구가 코인으로 5배 벌었대." 이 말을 듣는 순간, 내가 땀 흘려 번 근로소득과 연 5% 예금 이자는 쓰레기처럼 보입니다. 그리고 조급함에 '잡주'에 올라타거나 무리한 레버리지를 씁니다. 이게 바로 **FOMO(Fear Of Missing Out)**의 본질이며, 금전적 경쟁의 투자 버전입니다.

베블런의 통찰을 통해 우리는 깨달아야 합니다.

 

  1. 나만의 기준 세우기: '남들보다 많이'가 아니라 '내가 필요한 만큼'의 목표 금액을 정해야 합니다. (Ex. 월 현금흐름 300만 원, 순자산 10억 등)
  2. 비교 멈추기: 남의 수익률과 나의 수익률을 비교하는 것은 내 계좌를 망치는 지름길입니다.
  3. 기업 분석의 틀: 대중의 '비교 심리'를 자극하는 기업(SNS 플랫폼, 성형, 사교육 등)은 불황에도 망하지 않습니다. 인간의 열등감은 돈이 되니까요.

 

여러분의 소비와 투자는 '나의 행복'을 위한 것인가요, 아니면 '남을 이기기 위한' 것인가요?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, 100억을 벌어도 우리는 여전히 가난할 것입니다.

 

다음 5편에서는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봅니다. 왜 가난한 사람일수록 보수적이 되고, 변화를 거부하게 되는가? 정치학적으로도 매우 논쟁적인 주제, **'보수주의와 운명론'**을 다룹니다.


 본 포스팅은 투자의 심리적 측면을 다루고 있으며, 구체적인 종목 추천이나 재무적 조언을 포함하지 않습니다. 투자의 모든 결정은 본인의 판단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.